“숭고한 희생,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전쟁의 상처이제는 평화와 번영으로 국방부 6·25전쟁 70주년 사업단장 신 상 범 준장

한반도에서 비극적인 전쟁의 포화가 터진 지 올해로 70년이 흘렀다. 폐허가 됐던 국토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고, 코로나19를 비롯해 여러 위기에 대처하는 정부와 국민의 의식은 우리를 단언코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 무수한 발전과 변화의 기반에는 이 땅을 지켜낸 선배 용사들의 희생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음을 잊지 않기 위해 국방부는 6·25전쟁 10주년마다 기념사업을 펼쳐 왔다. 군복을 입은 앳된 청년들이 어느덧 백발의 노인이 되어 70년 전의 참극을 이야기하는 지금, 전쟁의 참상과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널리 알리고 되새기는 것은 그 희생 위에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다. 국방부 6·25전쟁 70주년 사업단장으로서 후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상범 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BY. 관리자
  • 2020.07.01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625전쟁 기념사업은 10년마다 진행되는데, 올해는 특히 그 의미가 크다고 들었습니다. 그 의의와 전개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6·25사업은 10주기 마다 정부위원회를 구성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합니다. 올해는 70주년이 되는 해로서 대통령훈령 제405호에 의거해 정부위원회를 편성하였습지요.?이에 근거하여 국방부 사업단은 2019 12 24일부로 조직이 승인되었고, 2020 1 3일 현충원 참배 및 발대식을 첫 일정으로 하여 업무를 착수하였습니다. 올해 국방부가 추진하는?6·25전쟁 70주년 사업은 전승행사와 호국보훈행사 등 15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특히 당시 20세 전후의 젊은 나이로 6·25전쟁에 참가했던 참전용사분들의 연세가 이제 아흔 남짓이 되시면서, 이번?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이 사실상 어떤 분들께는 생애 마지막 기념사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로 다가갈 수 있겠지요.


본격적인 기념사업이 시작되는 6월인 만큼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실 듯 합니다. 최근 단장님의 화두는 무엇입니까?


최근의 화두는 물론 6·25전쟁입니다. 1950 6 25일 북한의 불법 기습남침으로 전쟁이 시작되었고, 어느덧 70년이 흘렀습니다. 6·25전쟁은 우리 민족사에서 최대 규모의 재앙을 초래한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습니다. 당시 참전했던 분들은 아직도 전쟁의 참상이 생생해 6 25일만 되면 먼저 떠난 전우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중년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6·25전쟁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요??10세 소년이 70년 전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가늠해 보려면 자기가 살아온 기간의 7배를 거슬러올라가야 합니다.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죠. 까마득한 옛날로 느껴지며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사건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중년층에게 70년 전은 바로 부모님 세대의 일이므로 현실과 그리 동떨어진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삶의 경험 차이로 인해 역사적 사실을 바라보는 관점은 세대별로 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사업을 기획하면서 이 점에 주목했기 때문에,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리기 위한 방법은 물론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6·25전쟁을 쉽게 이해하고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그러한 준비 과정에서 느끼신 소회가 궁금합니다. 가장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한 부분은 무엇입니까?


사업개념과 슬로건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습니다.?국방부 슬로건은 정부위원회 사업개념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정부위원회는 6·25전쟁 70주년 사업개념을 ‘기억·함께·평화’로 정하였고, 국방부는 정부위원회 개념과 연계하여 6·25전쟁 70주년 슬로건을기억의 불꽃! 평화와 번영의 횃불!’로 정하였습니다. ‘기억의 불꽃에는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와 그분들의 희생을 기억하려는 마음을 담았고,?‘평화와 번영의 횃불은 작은 불꽃이 큰 횃불이 되어 전쟁의 상처가 평화와 번영으로 승화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나타냅니다.


앞서 말씀과 비슷한 맥락으로, ‘고령화 사회 및 건강수명을 고려한다 하여도 어쩌면 생존해 계신 참전용사들의 기억을 남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기에, 그만큼 의미가 크고 중요한 사업이라 언급하셨지요. 참전용사 분들과의 만남도 더욱 뜻깊은 자리였을 텐데요. 사업단장의 역할도 중요하지만,?후배로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선배들의 노년을 마주하신 심경 또한 궁금합니다.


제가 6·25전쟁 70주년사업단장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 필연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경험이 있어 잠깐 소개하고자 합니다. 수년 전 6·25전쟁 사업으로 시행한 전승행사에서,?고령의 참전용사를 모시고 오찬행사를 실시했습니다.?당시 저는 행사 주무참모로서 참전용사 선배님들을 잘 모시려는 마음에 연세를 고려하여 입맛에 맞도록 메뉴를 선정하고, 기념품도 수차례 의견을 수렴해 의미를 담아 정성껏 준비했지요. 행사 당일, 오찬을 하면서 음식은 입맛에 맞으시는지, 선물은 마음에 드시는지 여쭈어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참전용사 선배님 중 한 분이내가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 밥 한 끼 먹고 선물을 받고자 온 것은 아닐세.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후손들이 6·25 전쟁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하시면서 말끝을 흐리셨습니다.?그 말씀에 머리를하고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감사의 마음과 정성을 다해 참전용사분들을 주인공으로 모셨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분들에 대한 공감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참전용사분들께는 아직도 전쟁의 참상이 생생하고 그때의 기억이 어제 일처럼 또렷합니다. 그래서 후배들이 6·25전쟁을 잊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한반도에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방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며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어야 한다’ ‘정신 바짝 차리고 나라 잘 지키라는 당부의 말씀을 전하셨지요.?6·25전쟁 70주년 사업단장 임무를 수행하면서, 저는 당시의 참전용사 선배님의 눈빛과 ‘6·25전쟁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을 늘 되새기고 있습니다.




일신보다 나라를 먼저 염려하는 참전 용사들의 뜨거운 애국심을 되새기며, 신상범 단장은 미래 세대가 6·25전쟁의 참상을 잊지 않고 평화를 위해 나아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단 하나분인 생명을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억하는 것은 후배 군인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유해 봉환사업 및 UN 회원국 방문 등 국제적 공조를 요하는 사업도 눈에 띄었습니다. 규모나 일정에 대해 보다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유해봉환 사업은 국가의 책무를 다한다는 의미와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행사입니다. 특히 이번에 미국(전쟁포로 및 실종자확인국)에 보관중인 유해 중에 한국군 유해가 있어 이분들을 70년만에 고국으로 모셔오는 뜻 있는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과거에도 유해봉환이 이루어졌으나 유가족을 찾지 못하고 유해만을 모셔와 안장했던 것과 달리,이번에는 국방부 유해발굴사업단의 노력과 유전자 감식기술이 발전하여 일부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릴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감격스러웠습니다. 유해봉환과 관련된 모든 과정은 ‘70년만의 귀환’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국민 여러분께 상세히 설명해 드릴 예정입니다.?한편 해외참전 용사분들께 대한민국이은혜를 잊지 않는 나라’임을 보여줄 수 있는 현지 위로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다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정상적인 시행이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현지에 가지 못하면 감사영상과 서신, 선물 등을 전달해 대한민국의 진정성을 전할 예정입니다.


이번 기념사업에서는 6·25 전쟁 참전 여군에 대한 새로운 조명도 이루어졌습니다. 여군의용군이라는 존재는 이전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아 다소 낯설기도 합니다.


1950 9 1일 창설된 여자의용군은 그 수가 4개 기수?1,500여 명에 이르며, 현재도 100여 분이 생존해 계십니다.?전쟁에 참전한 여군은 간호병과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현재 생존해 계신 분들을 보면 간호병과가 100여 분, 의용군이?100여 분으로 그 수가 비슷합니다. 그런데 간호병과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나 자체적인 지원이 꾸준히 이루어져 온 것과 달리 참전여군만을 위한 정부 지원은 미미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기념사업에서는 9월로 예정된 참전 여군 메모리얼 전시회/상기행사를 통해 여군의용군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한편, 정부 지원을 공식화한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UCC 및 웹툰, 뮤지컬과 마술공연까지 다양한 행사 구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래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엿보이더군요.


미래 세대에게 6·25 전쟁을 상기시키고 공감을 얻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간접 체험을 통해 역사적 상황과 의미를 느껴볼 수 있도록 과기부의 협조를 받아 AR/VR 체험코너를 마련한 것이 한 예입니다.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사진이나 문서 같은 사료들을 토대로 마치 전쟁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체험이 가능할 겁니다. 미래 세대와 참전용사들이 실제 만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할 생각입니다.?또한 6·25 전쟁을 다시금 조명할 수 있게 하는 70 UCC?7컷 웹툰 공모전을 실시해 최근 우수작 선정이 완료되었는데,?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행안부에서 추진하는 ‘2020년 국민이 함께 참여하면 좋은 30대 정책에도 포함되었지요. 수상작품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국민께 공개될 예정입니다.?한편, 6·25전쟁을 소재로 한 마술공연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매직 오브 세크리파이스>라는 부제 하에, 6·25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의 기적같은 변화를 홀로그램퍼포먼스로 준비하였습니다. 감동과 재미를 담아 625주간(6.23~28)에 전쟁기념관에서 1 2회 공연합니다.?또한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 국내외 안보 연구기관의 공동 학술세미나를 통해 6·25전쟁 의의를 재조명하고 참전국 전후세대에 감사표명 및 한국의 발전상을 홍보할 기회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사실 우리는 아직 휴전중이기에, 여전히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실향민들과 이산가족들도 있지요. 북과의 관계 또한 언제나 마음을 놓기는 어려운 만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6·25전쟁은 우리 민족사에서 최대 규모의 재앙을 초래한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습니다.?다시는 이땅에 전쟁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강한 국방력이 필수적이라 할 것입니다.


후배 군인들에게, 나아가 후대의 청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생명은 소중합니다. 갓 태어난 생명이 소중하듯, 생을 마감하는 순간의 생명도 소중합니다. 단 하나뿐인 생명을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억하는 것은 후배 군인들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6·25전쟁 70주년에 즈음하여 그분들을 기억하는 다양한 활동에 관심 가져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성장의 군 생활을 보내라


원래부터 군인이 되기를 꿈꾸셨습니까? 육사에 지원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으신지요.


저는 아버님 꿈이 저에게 전이되었다고 생각합니다.?아버님께서 군인의 꿈을 안고 사관학교에 지원하고자 하셨는데, 당시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반 대학에 진학하셨습니다. 제게군인이 되어야 한다고 직접 말씀하신 건 아니지만, 당신의 꿈을 아들에게 은연중 주입하셨던 것 같아요.?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보이스카웃 활동을 하고 교련수업에서 연대장을 하면서 단체생활과 규율에 익숙해졌고, 아버님의 권유로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자라나면서 자연히 군인을 꿈꾸게 되었기에 부담스러운 마음은 없었어요. 육사에 입학하여 군인의 길을 걷는 것이 효도이자 천직이라 생각하게 되었기에 어려운 순간마다 견뎌낼 힘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늘 아버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군 생활 가운데 특히 깊은 인상을 남긴 사건이나 인연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제 군 생활 중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소령계급으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개인교육과(. 인적자원개발과)에서인재육성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하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당시 국외군사교육 임무를 수행했는데, 특히 해외로 위탁교육 가는 장교들에게 출귀국 및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그때 함께 근무했던 선배님들을 보고 배우면서 저도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국외군사교육 업무를 인계해준 전임자는 저에게 책임의식과 주인의식을 심어준 분이라 지금까지도 롤모델로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인사 분야에서 상당히 오래 경력을 일구어 오셨습니다. 인재의 중요성을 몸소 절감하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국방부 인력정책담당 업무를 수행하면서 진출관리와 진급공석을 판단하는 실무를 경험하였고,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에서 과장 임무를 수행할 때에는인재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장군이 되어서는 인사사령부에서 인사운영을 총괄하는 임무도 수행하였습니다.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및 인사사령부와 국방부 인사복지실에서 실무자와 관리자를 모두 경험한 흔치 않은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다 보니군 소요에 부합한 맞춤형 인재육성 및 관리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축적된 인사자료와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인재육성분야에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감각과 지혜라는 주관적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군대는 다른 어떤 조직이나 기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양의 자료를 보유하고 엄격히 관리하는 특별한 조직입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성격과 경력, 인성 등을 고려해 자리에 걸맞는 인재를 과학적으로 발굴해낼 수 있는?AI 인사 시스템도 개발 중에 있는 만큼, 큰 혁신의 바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랜 군 생활을 꾸준한 소명감으로 일구어 왔다는 신상범 단장. 후배 장병들이 스스로의 성장을 이루고 사람과의 관계를 배워나가는 군 생활을 영위하기를 기대했다.



"군 생활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하루하루 살아내세요. 전역하는 순간 훌쩍 성장해있는 자신을 발견할 거라 확신합니다."


‘인재상’에 관한 고민의 결과가 궁금합니다. 군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자질이나 마음가짐은 무엇일까요?


‘선공후사’의 마음입니다. 개인적 안위와 이익보다 공적 요구를 우선하는 마음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평소 마음수련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본이 되는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리더와 부하가 각각 갖춰야 할 자질,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리더십의 원천은 사랑, 정성, 정의, 자립심이라 생각합니다.?먼저 사랑은 세상사의 기본원리입니다. 사랑하는 대상은 사랑하는 이의 그 무엇에 공감합니다. 진실한 사랑은 사랑받는 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죠. 정성은 마음을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기본원리입니다. 마음이 있어도 정성이 부족하면 행동화될 때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오롯한 정성이 자신을 수양하고 대상과의 관계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또한 정의로워야 합니다. 그 시대 상황에 맞는 정의, 나만의 정의가 아니라 그 시대가 요구하는 정의라야 합니다. 끝으로 자립심입니다. 스스로 서지 못하고 스스로 힘이 없는데 누가 따르겠습니까??부하의 입장에서도 리더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배려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랫사람도 상급자에 대한 배려와 역지사지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동서고금의 여러 위인들 가운데 군인으로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있으십니까?


이순신 장군입니다. 앞서 말한 리더십의 원천 또한 이순신 장군의 삶에서 나타난 요소들입니다. 평소 그분의 행적과 삶을 보여주는 저서를 읽고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얻었지요.


장병들의 마음수련과 미래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한 권 추천해 주십시오.


최근 읽은 책중에 『팩트풀니스』(김영사, 한스 로슬링) 일독을 권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를 데이터에 근거하여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지적 겸손에 관한 생각을 갖게 합니다. “겸손이란 본능으로 사실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것이고, 지식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오는 데 공감이 가더라고요.


평소 독서를 즐겨 하십니까? 독서가 주는 가장 큰 기쁨은 무엇일까요.


말씀드리기 조금 쑥스러운데, 저는 꽤 오래전부터 책을 읽고 공부하는 일이 습관화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놀아주는 이도 줄어드는데, “배우고 익히면 즐겁다라는 공자님 말씀에 백번 공감하면서 책보고 혼자 노는 시간이 늘어가고 있습니다.?독서의 가장 큰 기쁨은 저자와의 대화죠. 글쓴이의 관점에서 상상하며 몰입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타자의 글을 읽고 생각을 맛보고 공감하고 의문을 갖고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꽤 쏠쏠합니다.


최근 감명 깊게 읽으신 책과, 단장님의인생책이 궁금합니다.


‘논어’입니다. “배움은 즐거운 것인데, 사람한테서 배우는 것이다. 사람을 아는 것이 지혜할 때 지()이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인()이다논어를 10번 읽고 두 번 필사해 보고 저 나름의 개똥철학이 생겼습니다.?참고로 사서 중 『중용 대학』을 원전으로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계속 읽다 보면 읽어집니다. 처음에는 좀 생소하더라도 써보면서 읽다 보면 언젠가는 읽어집니다.?사서를 읽고 쓰다 보면 마음 수련도 되고, 전혀 생소한 분야의 어려운 글들도 읽어지는 독서력이 생깁니다.?필사라는 작업이 갖는 매력도 소개하고 싶군요. 좋은 글을 옮겨적으면 감정이 차분해지는 한편 글에 대한 몰입력이 높아지기에 한번쯤 권하는 방식입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인문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인간답게 사는 것이죠. 누군가와 비교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게 주어진 유전자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의미와 보람을 찾아가는 과정이 삶이라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가치를 찾는 것 자체가 중요한 가치라 생각해요.


군 이후의 삶에서 생각해 두신 버킷리스트가 있습니까?


제 군 생활 전부가 의무복무라 생각하며 소명감을 갖고 군 생활에 임해 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며 살아왔기에, 새로운 미래를 생각하면 설렘과 기대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군에서의 역할을 마치고 나면 아내와의 세계 일주를 떠나 보고 싶군요. 아이들이 장성해 독립해 나간 후 일상적인 부부 생활의 즐거움을 깨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요즘 유튜브를 통해 요리를 배워 주말에는 아내를 위해 직접 요리를 해주곤 하는데, 다시 설레는 감정을 느끼게 되더군요.


요즘의 후배 용사들을 바라보시는 단장님의 시선이 궁금합니다.


저희 아들이 제대한 지 그리 오래지 않았습니다. 입대 전에 비해 철이 들어 나온 것 같더군요. 군인이라는 신분이 그렇습니다. 사회 생활을 경험할 수 있기에 어른으로 인정받는 관문이 됩니다. 사회에서도, 기성세대에게도 일단 군대에 다녀왔다고 하면 어엿한 성인으로 인정받게 되는 만큼, 전역 후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을 온전히 다해주기를 기대합니다.


후배 장병들에게군에서 이것만은 얻어 나가라고조언해주신다면요?


생각이 성장하는 군 생활이 되기를 당부합니다. 군 복무 기간 동안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해 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자식 관계, 친구관계, 전우관계, 상급자와 하급자와의 관계를 잘 음미해 보세요. “Good Relationship?make us happy and healthy” 좋은 관계가 우리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듭니다. 동서 고금의 철학자와 윤리학자들이 가장 근본적으로 강조해 왔던 것이 인간과 인간의 관계입니다. 군 생활하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군에서 생각이 성장하고 관계가 성장하고 육체가 성장하는 자신을 만들어나가라고 조언해 드리고 싶군요.


끝으로 후배 장병들을 위한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에 나오는 한 구절로 대신할까 합니다.?“모든 사람의 진정한 의무는 단 한 가지뿐이다.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중략) 자신만의 운명을 찾아내는 일이며,?그 운명을 자기 자신속에서 온전하고 왜곡되지 않게 그대로 살아내는 일이다”?군 생활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하루하루 살아내세요. 전역하는 순간 훌쩍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거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H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을 즐긴다는 신상범 단장은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책과 사유에 몰입하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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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