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은 모르는 ‘군가 떼창’의 맛 - 가수 신인선

지난해부터 대한민국을 강타한 트로트 열풍. 이제 군대마저 점령하기 위해 그가 떴다. 첫 소절부터 무조건 따라 부르게 되는 트로트 군가를 들고 온 ‘군필’ 신인선과의 유쾌한 만남.

  • BY. 관리자
  • 2021.03.30

미필은 모르는 ‘군가 떼창’의 맛

가수 신인선


지난해부터 대한민국을 강타한 트로트 열풍. 이제 군대마저 점령하기 위해 그가 떴다. 첫 소절부터 무조건 따라 부르게 되는 트로트 군가를 들고 온 ‘군필’ 신인선과의 유쾌한 만남.

글 | 김희재 사진 | 임채경



#군가의 매력에 빠지다


트로트 군가를 발매한다고. 그 배경이 궁금하다

장병분들은 잘 아실 거예요. ‘실로암’이라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사실 교회에서 부르는 CCM이죠. 제가 해군홍보단 연예병사로 군 복무를 했는데요. 신병교육대에 있을 때, 제가 기독교 신자라 교회를 갔어요. 교회가 그렇게 신나는 곳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죠.(웃음) 밴드 누나들이 와서 ‘실로암’을 부르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꼭 싸이 선배님 콘서트에 온 느낌이었죠. 마치 연습이라도 한 듯, 훈련병들 다같이 “왼발! 왼발! 오른발! 오른발!” “각! 개! 전! 투!” 외치며 열창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하. 그때를 생각하면서 ‘실로암’을 트로트 버전으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영감이 떠오른 거예요. 그래서 장병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드리고 싶었죠. 노래를 들으시면서 하루의 피로를 말끔하게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노래는 춘추복으로 갈아입으실 때쯤 발매되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다른 노래를 부를 때와 트로트 군가를 부를 때의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나

다르죠. 트로트 군가를 부를 때는 ‘이걸로 꼭 성공해야지’ 하는 마음보다 즐기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실로암’은 저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 국군 장병 여러분을 위한 노래이니까요. 함께 신나게 즐길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죠.


우스갯소리로 전역하면 군부대 쪽으로 오줌도 싸지 않겠다고들 하던데. 트로트 군가를 부르는 거 보면 군 생활이 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나 보다

죄송한데 저는 그쪽으로 숨도 안 쉬어요.(웃음) 하하. 물론 다녀오면 다 좋은 추억이고 소중한 경험이죠. 만약 군대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병장으로는 다시 가보고 싶네요. 후임들과 더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해군홍보단 연예병사 가수병이었는데요. 해군본부 직속이라 군 생활 동안 정말 많은 공연을 했어요. 아마 1년에 180개 정도 행사를 했을 거예요. 안 가본 섬이 없고, 비무장지대 공연, 멕시코 연합만찬 행사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이죠. 그때의 경험이 지금 음악 활동을 하는 데 있어 든든한 밑거름이 됐어요. 이에 보답하고자 트로트 군가를 만든 것도 있죠.


나도 모르게 군가를 흥얼거릴 정도로 군대에서 군가를 정말 많이 듣고 부르지 않나

해군 군가가 더 많은 거 아시나요? 11개인가 그래요. 5주 동안 그걸 어떻게 다 외웠는지 모르겠네요. 아, 한번은 ‘앵카송’을 부르다가 엄청 혼난 적이 있어요. 노래를 부르다가 제가 트로트처럼 꺾은 거예요.(웃음) 그걸 들은 교관님이 장난하냐며 얼차려를 시켰죠. 거기서 제가 생각 없이 “트로트는 장난이 아닙니다”라고 대들었어요. 참, 무슨 자신감으로 그랬는지. 무진장 깨졌죠. 하하. 아니 근데 좀 억울한 게 제가 일부러 트로트처럼 부른 건 아니에요. 그냥 제 식대로 부른 거죠. 그때 교관님이 나보다 어렸는데, 미워요!(웃음)


쾌활한 성격에 노래까지 잘 부르니 부대 분위기 메이커였을 것 같다

부대에서는 다들 연예병사이니까 모두가 분위기 메이커였죠. 그런데 이런 적은 있어요. 순항훈련이라고 함정을 타고 돌아다니는 게 있는데, 그때 제가 선내 라디오 방송을 하게 됐어요. 30분 정도 라디오 DJ처럼 진행했죠. “참모총장님께서 허락하시는 방송이기 때문에 ‘다나까’는 쓰지 않도록 할게요. 여러분 소리 질러~!” 이러면 함장님께서 ‘부웅’ 하고 뱃고동 소리를 울려주셨죠. 하하. 와 그 센스.(웃음) 그렇게 분위기 띄우면서 재미있게 생활했죠.


가장 좋아하는 군가는 무엇인가

아까 말씀드렸던 ‘앵카송’. 군가 같지 않고 어떻게 보면 민요 같기도 하고, 국악 같기도 하고, 가요 같기도 하고 그래요. 그리고 군가가 귀여워서 좋아요.


반면 듣기만 해도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는 군대 음악이 있을까

이건 뭐 당연히 기상나팔 소리이죠. 이걸 음악이라고 해야 하나요?(웃음) 하 진짜 너무 싫었어요. 전역하기 전날에도, 전역하는 날에도 듣기 싫었죠. 가끔 제설작업 다음날 고생했다며 안 틀고 더 자게 해줄 때가 있는데요. 군 생활 중 그때가 가장 좋지 않았나. 하하. 종종 5분 일찍 틀 때도 있어요. 지금 생각해도 소름 돋네요.(웃음)


만약 본인이 군가를 만든다면, 어떤 스타일이 나올 것 같나

군가가 보통 힘차고 강하잖아요. 반대로 저는 부모님이 떠오르는 군가를 만들 것 같아요. 부르면 눈물이 나오는, 그 울음을 참으면서 씩씩하게 부를 수 있는 군가. 애처로우면서 감동적인 전통 발라드 군가인 거죠.


군인에게 군가는 어떤 의미일까

입대 전엔 어른들이 모여 군가를 부르면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어요. 저걸 왜 부르나 싶었죠. 군대를 가니까 이해가 되더라고요. 군대에서는 의지할 사람이 옆에 있는 전우들밖에 없잖아요. 그 친구들과 군가를 부르면서 더 똘똘 뭉치죠. 그리고 군가를 부르면 5km, 6km는 거뜬히 뛸 수 있어요. 신기하게 힘이 나죠. 그래서 군인에게 군가는 에너지이자 비타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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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김희재편집 김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