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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도 미루게 한 해병 정신 해병대 1사단 권기영, 이위성 예비역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부대 상황이 열악해지자 못다 한 임무 완수를 위해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한 이들이 있다. 해병대 1사단 권기영, 이위성 예비역이 바로 그 주인공. 맡은 바 본분을 다하기 위해 끝까지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했던 이들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 BY. 관리자
  • 2020.08.21

전역도 미루게 한 해병 정신

해병대 1사단

권기영, 이위성 예비역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부대 상황이 열악해지자 못다 한 임무 완수를 위해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한 이들이 있다. 해병대 1사단 권기영, 이위성 예비역이 바로 그 주인공. 맡은 바 본분을 다하기 위해 끝까지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했던 이들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 김희은 사진/ 임채경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연초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군대, 특히 병영 생활에 끼친 여파는 상당했다. 권기영, 이위성 예비역 병장이 속해 있던 해병대 역시 영외에서 실전적 훈련이 어려워지면서 부대 임무 수행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5, 당시 포병연대 소속 병장이었던 두 사람은 내달 전역을 앞두고 있었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전역자들이 휴가 이후 복귀하지 않고 전역을 하게 되면 임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더욱이 한 중대에서 조종병, 사격지휘병이 동시에 전역까지 하게 되면 부대임무 수행에 제한이 있을 거란 판단이 들었다.

“19년도 5, KH-179 견인포에서 K-9A1 자주포로 대대 개편을 하였습니다. K-9A1 부대 특성상 인원을 감축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신병 지원이 원활하지 않았고, 선임자와 후임자 간의 직책 인수인계가 잘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훈련 경험이 없는 후임자들이 대부분인 점이 가장 염려되었습니다.” (권 예비역)

“206월에는 서북도서 순환 훈련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실제 전방에 가서 임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때에 인원들이 많이 부족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원활하게 진행하기에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 예비역)

그렇게 두 사람은 부대 차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선임이었던 이경원 해병의 선두로 전역 연기라는 선택지를 접하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연기를 선택했다. 후임들에게 못다 전한 군 생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주기 위해서였다.

중대 포술 담당자가 전역 연기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추천하였습니다. 이경원 해병이 먼저 승낙하였고, 저와 이 해병이 같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셋이서 전역 연기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권 예비역)

이경원 해병이 먼저 전역 연기를 결심한 것을 보고, 저 또한 부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임들에게 모범을 보여야겠다는 다짐을 하였고, 권 해병과 함께 상의한 후에 전역 연기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예비역)

그렇게 세 사람은 전역연기를 신청했고, 심사를 거쳐 권 해병과 이 해병은 예정된 전역일인 6 30일에서 76일로 연장되었다.

흔치 않은 어려운 결정에 당시 부대에서는 어떤 반응이었는지 묻자 두 사람은 자랑스러워하셨다라며 미소 지었다. “부대 간부님들께서는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해주셨습니다. 문제는 후임들이었는데 선임자가 전역을 연기하면 불편할 텐데 오히려 후임들은 고맙다고 자랑스럽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권 예비역)

후임들은 많이 의아해하였고 간부님들은 대견해하셨습니다.” (이 예비역)

반대로 전역일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의 반대는 없었는지 묻자 반응은 모두 제각기 달랐다며 웃어 보였다. “먼저 주변인들은 동의를 구한 게 아니라 기사가 너무 크게 나버려서 먼저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멋있다고 격려해 준 분들도 있고, 정신 나갔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웃음)” (권 예비역) ?

실제 전역 연기는 부대의 교육훈련에 큰 도움이 되었다. “서북도서순환훈련간 인원이 부족하여 한 명이 두 가지 직책을 수행하여야 했는데, 그 부분이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저는 조종수로서 다른 후임병들보다는 조종 숙달이 많이 되어 있었고, 야간 기동시에 좀 더 안전하게 기동할 수 있었습니다. 민폐를 끼치지 않았으면 다행이었지만 다행히도 임무수행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해주셨습니다.” (권 예비역)

병과 후임들이 실무에 전입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주특기가 조금 미숙했지만, 연평도에서 같이 지내며 많은 것을 전수해 주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예비역)

도움을 받은 후임들에게 감사 인사를 받았냐는 물음에는 되려 미안하고 고마웠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오히려 제가 고마웠습니다. 선임자들이 계속 버티고 있었는데도 괜찮다면서 멋있다고 해주었고, 그런 점에서 후임들에겐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권 예비역)

후임들 생각 안 해준다면서 장난 식으로 말하긴 했지만, 나중에는 전역 연기를 해줘서 고맙다고 했던 후임도 있었습니다.” (이 예비역)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스스로 내린 결정이지만, 돌이켜 후회한 적은 없는지 궁금하다

서북도서 훈련을 갔을 때 남북 공동사무소 폭발로 NLL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정도 즉각 대기 임무를 수행하였는데 당시에 피곤하고 예민했던 거 같습니다.

같이 입대했던 동기들이 한달 일찍 전역하는 모습을 보고 부럽기도 했지만 스스로 내린 결정이기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반대로 전역을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훈련 일정을 마치고 복귀하여 모든 대대 간부님들과 대대원들이 고생했다고 격려해 줄 때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별 것 아닌 일이지만 예상치 못하게 언론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걸 본 지인분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어서 뿌듯했고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장병들에게 귀감을 샀다. 본분을 지키는데 묵묵히 앞장서는 군인 정신을 일깨워 준 원동력이 있나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그리 큰일을 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격려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 문구가 저의 군인정신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나 스스로를 바꾸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강해지기 위해 해병대에 자발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스스로 전역연기를 하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군 생활이 어렵고 힘들기만 했다면, 선뜻 자발적으로 전역을 연기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다. 군 생활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간부님들, 선후임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훈련을 하면서 나 자신의 한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다녀오기 때문에 그분들이 해왔던 것처럼 해 온 거라 힘든 적은 없었습니다.

군 생활에서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부대원들과 함께 즐거웠던 추억들이 더 많습니다. 혼자서는 연기를 결정하기 많이 힘들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함께였기에 결단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엔 함께하지 못했지만, 함께 전역을 연기했던 이경원 해병까지. 세 사람의 인연은 특별하지 않을 수 없다. 보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연이 닿을 수 있었던 이유가 있나

직책이 다르긴 했으나 군 생활 중 제일 오래 본 사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표정만 봐도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기수여서 많이 편하게 다가갔고 또 많이 서로를 챙겨주었습니다.

같은 중대원이며 이경원 해병은 한 기수 선임이고 권 해병은 동기였습니다. 그래서 서로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겪어왔기에 더 특별한 사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또는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달라

이경원 해병이 저와 이 해병에게 밥을 사준 적이 있습니다. 먹고 싶은 거 다 주문하라 하여서 주문했는데 많이 남겼습니다. 그래서 이경원 해병이 꾸역꾸역 먹던 게 생각이 납니다. 너무 미안했습니다.

권 해병을 처음 봤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같은 포병교육대에서 후반기교육을 받았지만 병과가 달라서 마주칠 일은 거의 없었는데, 한 번은 야간에 전우조와 불침번 근무를 서다가 다음 당직인 권 해병을 깨웠는데, 권 해병의 전우조 동기가 다시 잠드는 바람에 늦게 교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권 해병이 대신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좋게 생각하고 친해지고 싶었는데, 우연히 같은 중대로 전입을 가게 되어 기뻤습니다.


얼마 전 전역을 했는데, 소회가 남다를 거 같다. 전역을 한 소감 한 마디 남겨달라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만큼 아쉬운 것도 많고,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있어 큰 숙제를 끝마친 기분입니다. 하지만 전역한지 얼마 안되어 크게 실감은 나지 않습니다. 아직은 전역보다는 휴가를 나온 것 같습니다.


현재, 앞으로의 개인적인 목표나 계획이 있는지

바쁘게 지낼 것 같습니다. 일도 하면서 자기계발에 몰두할 계획입니다.

해병대에 지원한 동기가 나태해진 정신을 개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해병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바뀌었다 생각하고, 앞으로의 목표는 이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끝으로 여전히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보이지 않는 수고가 많다. 그들에게 응원을 전한다면

남을 위해 희생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있어서 저희는 오늘도 하루를 안전하게 살아갑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key word

  • #해병대, 코로나19, 전역연기

Credit

PD 김희은편집 김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