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완판남 쇼호스트 이민웅

이민웅은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쇼호스트 중 한 명이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최고가 되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보다 성실하게 보다 묵묵하게 자기다운 길을 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BY. 관리자
  • 2020.07.08


#불모지를 개척하다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쇼호스트 이민웅입니다. 2010년 현대홈쇼핑에 입사해 쇼호스트를 시작했으니까, 벌써 11년 차네요. 현재는 CJ오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첫 직업이 쇼호스트가 아닌 디자이너였다고요. 진로를 바꾸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건국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LG패션에 입사해 디자이너로 일했어요. 안정된 생활에, 좋아하는 패션 일도 하고, 남부러울 것 없던 삶이었죠. 근데 자꾸 제가 가진 재능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나서는 것도 좋아했거든요.(웃음) 그러니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결국 2년여 동안 다니던 회사를 과감하게 그만두고 쇼호스트에 도전했어요. 그때가 27살이었는데, 1년 반 정도 준비해서 29살에 쇼호스트가 됐죠.

쇼호스트를 준비하셨을 당시엔 남성 쇼호스트가 별로 없었을 것 같은데요 젊은 남자 쇼호스트는 찾아보기 힘들었죠. 패션 전공자는 더더욱 없었고요. 그래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도전하게 된 것도 있어요. 누울 자리를 봐 가며 발을 뻗으라 하잖아요.(웃음)

어떻게 보면 없던 길을 개척하신 건데, 그 과정에서 힘들었던 순간은 없으셨나요 쇼호스트를 준비했던 그 1년 반 동안 굉장히 힘들었어요.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졌죠. 큰소리치면서 퇴사했는데, 계속 탈락의 고배를 마셨거든요. 그리고 대부분의 구직활동이 그렇듯 ‘얼마를 준비하면 반드시 합격한다’라는 보장이 없으니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컸죠.

평탄한 길 대신 힘든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가 들지는 않았나요 전혀요.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경험해 보니까 쇼호스트라는 직업이 제 적성에 딱 맞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물론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큰 용기와 많은 노력이 필요했죠.

남성 쇼호스트로서 힘들었던 적이 있으셨나요 남자로서 힘들었기보다는 신입이었을 때 힘들었죠. 어느 직장이든 처음 들어가면 힘들잖아요. 그 조직에서 가장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고. 생방송에서 실수도 많이 하고, 창피한 적도 많았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알려주세요 일단, 부모님이 제 인생의 멘토예요. 슬럼프나 힘든 일이 찾아올 땐 항상 부모님께 조언을 구하는 편이죠. 그리고 변증법 중에 ‘정반합(正反合)’이라고 있잖아요. 인생은 끊임없는 정반합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시련과 고난을 맞이하고, 그걸 극복하면서 한 단계 나아가는 거죠. 그래서 힘들 때마다 절망하지 않고, 이걸 인생의 자양분이라 여기면서 참고 견뎠어요. 우리 장병들도 어떤 어려움이 몰려와도 위축되지 말고 당당하게 받아들였으면 해요. 현재의 나보다 좀 더 발전되기 위해서 꼭 겪어야만 하는 시간들이니까.

긍정적인 성격이신 것 같은데, 이것도 한몫 하지 않았을까요 최근에 읽은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긍정적인 사람은 골목길에서도 꽃을 찾고, 부정적인 사람은 꽃밭에서도 진흙만 찾는다고. 이 말이 너무 와닿았어요. 사실 제가 천성적으로 예민한 편이에요. 보통 예민한 사람들이 다소 부정적이잖아요. 그래서 긍정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하죠.

수많은 쇼호스트 사이에서 최고가 될 수 있었던 본인만의 강력한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여자가 많은 집단이니까 남성이라는 성별이 장점이 되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제가 남성 쇼호스트 중에서 유명하다 보니 남성 쇼호스트로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심지어 회사에서도 어떻게 하면 남자 신입들이 너처럼 될 수 있냐고 물어보죠. 그럼 저는 항상 두 가지를 강조해요. 외모와 표현력. 쇼호스트는 카메라 앞에 서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죠. 상품을 판매하는 쇼호스트로서 표현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고요. 보통 이 두 가지를 다 가진 사람은 드물어요. 감사하게도 저는 둘 다 되는 것 같아요.(웃음)

그걸 위해 숱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 같습니다 외모는 꾸준히 관리하고 있죠.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는 편이고. 말하는 능력이나 표현력은 어느 정도 타고난 것 같아요. 천성이 예민해서 그런지 관찰력이 뛰어나요. 대충 슥 봐도 머리에 입력이 잘 되는 스타일이죠. 표현력이 좋으려면 무엇보다 관찰력이 남달라야 하거든요. 말하는 건 어릴 적부터 워낙 좋아했고요.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이죠.(웃음)

홈쇼핑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이야기해 주세요 음 너무 많아서. 한 번은 메모리폼 베개를 팔았던 적이 있어요. 베개 안에 날계란을 넣고 시연을 하는데, 제가 너무 세게 쳐서 계란이 깨져버렸어요. 그래서 카메라 감독님한테 이쪽을 비추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죠. 그걸 감독님은 오라는 손짓인 줄 알고 줌을 당겨 제가 베개를 펼치기를 기다리시는 거예요. 어쩌겠어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펼쳐버렸죠.(웃음) 다행히 바로 자료 화면으로 넘어갔어요.





생방송이다 보니 종종 실수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럴 땐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수습하려고 하면 안 돼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뻔뻔하게 넘어가야 하죠.(웃음)

남성 쇼호스트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현재 남녀 비율이 2:8 정도 되는데요, 앞으로도 이 정도가 유지될 것 같아요. 그리고 남성 쇼호스트로서 활약할 수 있는 분야는 더 넓어질 것 같아요. 지금만 해도 남성 쇼호스트들이 뷰티와 패션 상품까지 다 하잖아요. 본인이 실력만 좋다면 제약 없이 어떤 상품군이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아직 끝나지 않은 길

요즘엔 홈쇼핑을 넘어 방송 활동까지 펼치며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계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방송 같은 경우는 제가 일부러 하려고 한 건 아니고요, 어떻게 하다 보니 기회가 생긴 거예요. 근데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쇼호스트가 제 천직인 것 같아요.(웃음) 현재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빰빰스’는 제가 해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주로 패션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데, 패션을 어려워하는 남성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어떤 일에 새롭게 도전할 때, 본인만의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가장 고려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돈이라고 생각해요. 부모님께서도 늘 돈 때문에 무언가를 선택하거나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하시죠. 그래서 저는 ‘내가 재미있고, 내가 좋아하고,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걸’ 찾아 도전하는 편이에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도 제가 즐길 수 없다면 하지 않죠.

한 가지 분야에 오랫동안 몸 담고 한 길을 걸어가는 것 vs. 여러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 본인에게는 어떤 것이 더 의미 있고,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나요 5년 전만 해도 후자라고 답했을 거예요. 근데 지금 저에게는 전자가 더 의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것저것 다 해보니 ‘쇼호스트’만큼 저에게 어울리는 옷이 없더라고요.

남성 쇼호스트로서 새롭게 개척하고 싶은 길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아직은 좀 시기상조이지만, 제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싶어요. 아마 모든 쇼호스트들의 바람일 거예요. 메인 쇼호스트로서 제가 추천하는 상품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목표죠.

10년 뒤에는 어떤 길을 걷고 계실지 생각해본 적 있으실까요 아마 10년 뒤에도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10년 전, 29살 때는 지금 제가 이런 자리에 있을 줄 상상도 못했죠. 매일 최선을 다해 살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0년 뒤에도 마찬가지겠죠. 얼굴도 늙지 않고 비슷했으면 좋겠네요.(웃음)

2020년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건강 문제로 작년에 슬럼프가 왔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큰 성과를 내기보다는, 저의 부족하고 비워진 부분들을 채우면서 시간을 보내려 해요. 아, 유튜브는 꾸준히 할 계획이에요. 지금 1년 정도 됐는데, 천천히 잘 해보고 싶어요. 올해는 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요.

쇼호스트를 꿈꾸는 장병들에게 따뜻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혼자 준비하는 건 솔직히 힘들고요, 아카데미에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해요. 서울에 아카데미가 몇 군데 있으니까 상담을 받아보세요. 6개월 학원비가 싸진 않지만, 트레이닝을 받아보면 이 길이 자신의 길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외모가 뛰어난 분들이 금방 되더라고요. 외모에서 합격 불합격이 갈리게 되는 경우가 많죠. 분하고 원통하지만 참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홈쇼핑 보는 걸 즐기는 사람이어야 해요. 백이면 백, 쇼호스트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홈쇼핑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하죠. 만약 홈쇼핑 보는 걸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해요.

마지막으로 장병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돌이켜 보면 군 생활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자기개발을 하라는 건 너무 거창하고, 군 생활이 온전히 자신에 대해 집중하며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전역하고 나면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 거예요.H


key word

Credit

PD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