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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독서 전도사 3인 3색 신간

독서를 통해 매년 30만명의 청춘이 입대하는 군부대를 더 큰 기회와 가능성의 공간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2012년부터 시작된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에 동참해 온 3인의 병영독서 멘토가 최근 거의 같은
시기에 잇달아 신간을 내놓았다. 일상이 잠시 멈춘 코로나 시대, 책 읽기에는 딱 좋은 시절이다.

  • BY. 관리자
  • 2020.07.06


『유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

유영만 교수 지음


지식생태학자를 자처하는 한양대 유영만 교수가 4월 25일 새로운 책을 냈다. 먼저 책 제목이 눈길을 끈다. 『유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모루 펴냄). 정작 그 책 한 페이지도 펴본 적 없지만, 어느 정도의 교양과 상식을 가진 이라면 누구나 니체(1844~1900)란 이름과 함께 그 유명한 책 하나를 떠올릴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 ‘니체 좀 읽어본 유영만의 아포리즘’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신간은 니체라는 두레박을 통해 건져올린 빛나는 사유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난해하기로 소문난 니체에 이르는 길을 이토록 편안하게 다듬었으니, 니체 길잡이로서의 그 솜씨가 놀라울 다름이다. 실제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다양한 비유와 수사가 등장한다. 그래서 니체는 자신의 책을 두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책의 내용을 해석하는 교수진이 만들어질지도 모른다’고 예언했다. 또한100년 정도 지나면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고도 말했다. 그런데 그 중 한명이 이번에 신간을 낸 저자가 아닐까? 유영만 교수가 니체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제목에 이끌려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폼으로 읽은 것. 자족감에서 비롯된 전시용 책읽기였다고나 할까.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니체가 다시 가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왜 그랬을까? 니체는 끊임없이 저자에게 말을 걸어왔다. ‘너는 누구냐?’. 니체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철학자다. ‘스스로 흔들지 않으면 누군가에 의해 흔들린다. 내가 먼저 나를 흔들어야 남도 흔들 수 있다. 흔들어도 제정신으로 돌아오지 않을 때는 낡은 나를 망치로 부술 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 스스로 파멸시켜야 또 다른 나로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영만 교수는 나를 흔들고 깨부수면서 끊임없이 변신하는 길만이 생존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니체의 존재미학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한다. 니체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는 평생 딱 한번의 기회를 이 책이 준다.


* 지식산부인과의사. 지식생태학자로 불리며 인간학습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가고자 종횡무진 학문 간 칸막이를 부수고 경계 넘나들기를 즐긴다는 한양대 교육공학과 유영만 교수는 『독서의 발견』, 『공부는 망치다』, 『유영만의 청춘경영』 등 다수의 책을 펴냈으며,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의 취지에 동참해 병영독서 토론회, 독서코칭 워크숍 등을 통해 주제발표와 특강으로 참여해왔다. 



『울랄라 가족』

소설가 김상하 지음


조폭 출신이든 상남자든간에, 남자는 군대에 가서 반드시 두 번은 눈물 흘린다. 한번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신병교육대 화생방훈련. 세상에 그만큼 극악스러운 고통이 없다. 그리고 또 한번은 마음 깊은 곳에서의 아련함과 울컥함이 교차하는 눈물이다. 가령 힘든 유격훈련을 마치고 ‘어머니 은혜’를 떼창 할 때 여기저기 터져나오는 울먹임. 군대에서 독서코칭을 진행하면서도 병사들에게 큰 울림과 정화효과를 안겨준 도서는 대부분 가족을 주제로 한 책들이다. 평소 모르거나 잊고 지냈던 가족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질문과 많은 성찰의 기회를 주는 공간이 바로 군대인 것. KBS 방송작가로도 오래 활동해온 소설가 김상하가 펴낸 세 번째 장편소설 『울랄라 가족』(4월 27일 초판, 창해 펴냄)은 이러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경쾌하게 생각거리를 던지는 작품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많은 매스컴이 이 소설을 다룬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얼핏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게 하는 『울랄라 가족』의 이야기 속 아버지 박인국은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면서 경마에 빠져 돈을 날리는 우리 시대의 루저이다. 장남인 정도는 택시기사, 딸인 정아는 베이커리 알바, 막내인 정각은 중2 학생으로 요양병원에 누워 있는 엄마로 인해 늘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낙원연립 박씨네 가족에게 가뭄에 단비 내리듯 뜻밖의 제안에 술렁거린다. 보험사로부터(인국에게는 아내이자 자식들에겐) 어머니의 존엄사에 동의할 경우 3억을 일시불로 지급하겠다는 제안에 각자 가슴속에 꿈틀거린 욕망을 드러낸다. 그 와중에 출처를 알 수 없는 10억 원까지 등장하며 ‘콩가루 집안’에 돌연 활기가 넘치게 되지만 그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일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지게 된다. 특히 각 주인공들과 주변 인물들과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자칫 우울할 수 있는 소재를 지루하지 않고 따뜻하게 마무리해서 깔끔한 잔상을 남긴 작품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우울한 요즈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특별한 소설이다.


*소설가 김상하의 본명은 김홍연이다. 1991년 「날지 않은 새를 위하여」로 제21회 삼성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한 이후 「두 마리 개에 대한 보고서」 등 여러 단편과 『또또』, 『행복한 고릴라』 등 장편소설을 펴냈다. KBS 방송작가로 오랜 기간 재직하며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독서코칭 강사로도 활동한 바 있는 작가는 현재 강원도 자작나무 숲에서 사라 바렐리스와 브랜디 칼라일, 조지 에즈라, 넬의 노래를 들으며 집필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시간 전달자』

소설가 이상권 지음


한동안 지구가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환경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얼마 전까지 일상이었던 황사를 기억한다. 미국 서부를 장기간 불태웠으며, 호주 대륙을 벌겋게 물들인 산불 소식도 하루가 멀다하고 접했다. 북극의 빙하는 시시각각 녹아내리고 있으며, 시베리아에서 잇따르는 화재로 동토에 갖혀 있던 메탄가스가 뿜어져 나오며 지구온난화를 가속하고, 한편으로는  얼음 밑에 봉인된 치명적 병원균이 좀비처럼 다시 깨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팬데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 세계를 뒤덮은 지금, 현 사태의 원인이 환경 파괴와 무관하지 않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에 강하게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러한 즈음 우리나라 최고의 환경생태 작가로 불리는 이상권 소설가가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한 새로운 장편소설을 냈다. 지난 5월 6일 따끈따끈한 초판 1쇄를 발행한 『시간 전달자』(특별한서재 펴냄)로, 2018 환경부 우수환경도서로 선정된 청소년소설 『숲은 그렇게 대답했다』를 수정, 보완하여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이다. 자유롭게 시간여행을 하며 그 시간을 누군가에게 전달한다는 존재를 소설로 소환, 탄탄한 복선과 놀라운 반전을 선사하며 소설 읽는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시간 전달자』속에서는 숲을 개발하고자 하는 어른들과 숲을 지키려는 아이들이 날카롭게 부딪힌다. 수도권 주변 전원주택 마을에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의 광풍, 아이들의 영혼이 성장한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과연 아이들은 숲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작품에는 작가가 실제로 가까이에서 지켜본 불편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담겼다. 작가의 창작노트를 보자. ‘나는 십여년 전에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용인 광교산 자락으로 이사를 했는데, 불행하게도 이제는 숲이 사라지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듯하다. 오직 인간들만이 살기 위해 사라져가는 숲의 시간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시간은 그렇게 단 몇 시간 만에도 사라져버린다. 그것을 보면서 늘, 시간 전달자를 생각했다. 누군가 저 숲이 지나온 숱한 시간들을 고스란히 전달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소설을 정리할 수 있었다.’H


*소설가 이상권은 많은 작품이 교과서에 수록된 작가로도 유명하다. 「아름다운 수탉」과 「새 박사 원병오 이야기」,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중학교 국어와 도덕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2018년 새 교과과정에서는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가 고1 국어교과서에 전작이 수록되었다. 학창시절의 불안증과 난독증을 문학으로 극복했다고 말하는 그는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에도 동참, 병영도서선정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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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편집